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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로는 못 쓰는 AI가 있습니다 — 안 쓰는 폰을 게이트웨이로 만드는 법

2026.08.20 · 자비스스튜디오
폰 게이트웨이로 생성한 AI 이미지 — 카페의 작은 로봇 바리스타
이 글을 쓰는 중에 뽑은 이미지입니다. 제 PC에서 명령 한 줄을 실행했고, 실제 생성은 책상 위 갤럭시 A53이 했습니다. 1920×1280.

이 이미지를 만든 서비스는 개발자용 API가 없습니다. 유료 플랜을 결제해도 없어요. 앱이나 웹 화면에서 사람이 직접 눌러야만 나옵니다.

그래서 폰을 시켰습니다. PC가 같은 와이파이로 폰에 붙어서, 앱을 열고,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를 눌러 저장한 다음, 파일을 PC로 가져옵니다. 사람은 명령 한 줄만 칩니다.

이 글의 핵심은 특정 AI 서비스가 아닙니다. "폰에서만 되는 것"이 전부 자동화 대상이 된다는 구조 이야기예요.

왜 PC로는 안 되나 — API가 아예 없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습니다. 이건 우회로가 아니라 유일한 경로라는 점이요.

메타는 2026년 7월 자체 이미지 생성 모델을 발표하면서, 제공처를 Meta AI 앱과 웹, 그리고 일부 국가의 인스타그램·왓츠앱으로 한정했습니다. 영상 생성은 프리뷰 단계고요. 둘 다 공개 개발자 API가 없습니다. 텍스트 모델 하나만 미국 개발자 대상 프리뷰로 열려 있는데, 그건 글자를 돌려주는 모델이라 이미지·영상 생성과는 무관합니다.

기능공개 개발자 API실제 통로
메타 이미지 생성없음앱 · 웹 화면
메타 영상 생성없음국내 계정 생성 불가 (아래 참고)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파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화면을 누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API가 열려 있는 곳도 많습니다. 카드 등록 없이 쓸 수 있는 곳만 따로 무료 AI API 3곳을 비교해둔 글이 있으니, API로 해결되는 작업이면 그쪽이 훨씬 편합니다. 이 글은 그 방법이 아예 없을 때의 이야기예요.

영상은 안 됩니다 — 될 줄 알았다가 틀린 부분

메타 AI 앱을 열어 사이드 메뉴를 보면 Vibes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한국 계정에서도 열리고, 피드에는 한국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이 좋아요·댓글까지 달린 채로 올라와 있습니다.

메타 AI 앱 안의 Vibes 피드 — 한국어 UI와 한국 크리에이터 콘텐츠
메타 AI 앱(v286.1) 사이드 메뉴 → Vibes. 한국어 UI로 뜨고, 피드에 한국 크리에이터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2026.08.20 직접 확인.

여기서 한 번 틀렸습니다. 탭이 열리고 한국어 안내까지 뜨길래 영상 생성도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생성을 시켜보니 지원하지 않는다는 안내가 돌아왔습니다. 국내 계정 기준으로 Vibes는 보는 피드지 만드는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폰 게이트웨이는 이미지 생성까지입니다. 영상은 다른 경로를 씁니다.

굳이 이 대목을 안 지우고 남겨둡니다. 화면이 열리고 안내 문구가 뜨는 것과, 그 기능이 실제로 도는 것은 다른 얘기예요. 눌러서 끝까지 돌려보기 전까지는 된다고 쓰면 안 됩니다. 이 글에서 제일 값나가는 문장이 아마 이거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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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있던 폰 4대를 깨웠습니다

새 장비를 산 게 아닙니다. 안 쓰고 굴러다니던 것들이에요.

Galaxy A53
안드로이드 14 · 1080×2400
메인 이미지 생성
Galaxy S9+
안드로이드 10 · 2018년 출시
이미지 생성 예비
Galaxy S8
안드로이드 9 · 2017년 출시
SNS 앱 작업 · 알림 수신
Galaxy Tab A 8.0
안드로이드 9 · 2017년 출시
태블릿 화면 테스트

안드로이드 9짜리 폰이 지금도 멀쩡히 일합니다. 이 방식은 기기 성능을 거의 안 씁니다. 실제 연산은 서버에서 일어나고 폰은 화면과 계정 역할만 하니까요.

다만 폰을 상시 대기시키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충전기를 계속 꽂아두는 것, 그리고 개발자 옵션에서 "화면 켜짐 상태 유지"를 켜는 것입니다. 절전으로 화면이 꺼지면 와이파이에서 사라져서 PC가 폰을 못 찾습니다. 이거 때문에 처음에 한참 헤맸어요.

구조 — PC가 폰 화면을 대신 누른다

안드로이드에는 ADB(Android Debug Bridge)라는 게 원래 있습니다. 앱 개발자가 기기를 PC에서 제어하려고 쓰는 공식 도구예요. 앱을 뜯거나 루팅하는 게 아니라, 개발자 옵션에 이미 들어 있는 기능입니다.

안드로이드 11부터는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붙습니다. 폰에서 개발자 옵션 → 무선 디버깅을 켜고 페어링하면 끝입니다.

연결 — 이 두 줄이면 됩니다
# 폰에 연결 (개발자 옵션 → 무선 디버깅 화면의 IP:포트)
adb connect 192.168.0.42:5555

# 붙었는지 확인
adb devices -l

여기서 첫 함정이 나옵니다. 무선 디버깅 포트는 토글하거나 절전될 때마다 바뀝니다. 매번 폰을 들여다볼 순 없으니 포트를 고정해야 합니다.

포트 고정 — 이걸 안 하면 매번 폰을 봐야 합니다
adb -s 192.168.0.42:<그때그때_포트> tcpip 5555
# 이후부터는 항상 5555로 붙습니다 (재부팅 전까지)

붙고 나면 PC가 폰에 이런 것들을 시킬 수 있습니다.

하는 일명령
화면 찍기adb shell screencap -p /sdcard/s.png
화면 구조 읽기adb shell uiautomator dump
탭하기adb shell input tap X Y
글자 입력adb shell input text "hello"
앱 실행adb shell monkey -p <패키지> 1
파일 가져오기adb pull /sdcard/Download/x.webp

좌표로 누르면 다음 업데이트에 깨집니다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처음엔 "이미지 만들기 버튼은 (960, 1290)" 식으로 좌표를 박아뒀는데, 앱이 한 번 업데이트되니까 전부 엉뚱한 데를 눌렀습니다. 기기마다 해상도가 달라서 폰을 바꾸면 또 깨졌고요.

해결책은 uiautomator dump입니다. 지금 화면의 모든 요소를 XML로 뱉어주는데, 여기서 글자로 버튼을 찾습니다. "'보내기'라고 적힌 요소의 중심을 눌러라"라고 시키면, 그 버튼이 화면 어디로 옮겨가도 따라갑니다. 해상도가 달라도 그대로 동작하고요.

실제로 이 글에 쓴 이미지를 뽑을 때도, 스크립트가 이런 순서로 화면을 읽어가며 진행했습니다.

✓ 폰 연결됨: SM-A536N
→ 프롬프트 전송됨. 생성 대기...
  … 생성 중
  ✓ 생성 완료 감지 → 저장 시도
완성  result.webp  (408KB)

"생성 완료 감지"도 같은 원리입니다. 결과가 나오면 화면에 특정 안내 문구가 뜨는데, 그 글자가 XML에 등장하는지를 12초마다 확인합니다. 나타나면 완료로 판단하고 저장 단계로 넘어갑니다.

화면 확인 없이 연속으로 누르지 마세요. 광고나 권한 팝업이 하나 끼면 그다음 탭들이 전부 엉뚱한 곳을 누릅니다. 단계마다 화면을 다시 읽고 진행하는 게 결국 제일 빠릅니다.

이미지는 시작일 뿐입니다

여기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게이트웨이가 한번 서면, "앱에서만 되는 것" 전부가 자동화 대상이 됩니다.

API로는 못 하는 댓글 응대

플랫폼 API로 댓글에 답글을 다는 건 대부분 막혀 있거나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앱에서는 그냥 됩니다. 저는 틱톡 알림에서 특정 키워드가 달린 댓글을 찾아 정해둔 답을 보내는 스크립트를 돌리고 있어요.

여기엔 안전장치를 두는 게 좋습니다. 제 경우엔 이렇게 했습니다.

  • 미리 정해둔 키워드에만 답한다 — 나머지는 목록만 뽑아 사람이 직접 답변
  • 답글 사이에 8초씩 쉰다
  • 한 번에 최대 20건까지만
  • 잠금화면이면 즉시 중단

참고로 인스타그램은 댓글 키워드에 따라 DM을 자동으로 보내는 걸 무료 도구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건 폰 없이도 되니까 인스타 댓글 자동 DM 세팅법을 따로 정리해뒀어요. 폰 게이트웨이는 그런 무료 도구조차 없을 때 쓰는 마지막 카드입니다.

게시 후에는 앱에서만 되는 것들

인스타 릴스에 음악을 붙이는 건 게시 후 앱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캐러셀로 먼저 올리고 앱에서 릴스로 변환하며 음악을 넣는데, 이 과정도 폰에서 일어나니까 게이트웨이가 붙어 있으면 다룰 수 있는 영역이 됩니다.

실기기 테스트

제가 만드는 안드로이드 앱을 안드로이드 9부터 14까지 네 가지 버전에서 동시에 확인합니다. 에뮬레이터로는 안 잡히는 것들이 있어요. 실제 알림 동작, 절전 정책, 구형 기기에서의 레이아웃 깨짐 같은 것들이요.

튜토리얼 영상

폰에 내장된 화면 녹화를 켜둔 채로 스크립트가 조작을 실행하면, 그 과정이 그대로 영상이 됩니다. 손이 안 나오니까 재촬영이 필요 없고, 같은 시연을 몇 번이든 똑같이 다시 뽑을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왜 안 되나

"굳이 실기기를 써야 하나? PC에서 안드로이드 돌리면 되지 않나?"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다 확인해봤습니다.

방식자동화실제 상황
scrcpy가능대안이 아닙니다 — 내부적으로 ADB를 씁니다. 화면을 크게 보며 작업할 때 같이 쓰면 좋습니다
삼성 DeX for PC불가One UI 7부터 지원 종료
휴대폰 연결(Phone Link)불가미러링은 되지만 스크립트로 입력을 넣는 통로가 없습니다
에뮬레이터제한적기기 무결성 검사에 걸릴 수 있습니다. 실기기보다 오히려 위험합니다

결론은 조금 허무합니다. 서랍에 굴러다니는 진짜 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시작하기 전에 알아둘 것

서비스 약관을 먼저 보세요. 메타 이용약관 3.2.3은 사전 허가 없이 자동화된 수단으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3.2.7은 접근을 제한하는 기술적 수단을 우회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자기 계정으로 화면을 눌러 콘텐츠를 만드는 게 여기에 정확히 해당하는지는 문언상 불분명합니다. 다만 요청을 빠르게 반복해서 무료 한도를 밀어붙이는 건 확실히 위험합니다. 위법이라기보다 계약 위반 → 계정 제재 쪽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씁니다.

  • 계정을 분리합니다. 자동화에 쓰는 계정과 실제 채널을 운영하는 계정을 절대 섞지 않습니다. 자동화 계정에 문제가 생겨도 채널은 멀쩡해야 하니까요
  • 속도를 늦춥니다. 생성 사이에 15초씩 쉬게 해뒀습니다. 사람이 쓰는 속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요
  • 결제·로그인·약관 동의 화면이 나오면 멈춥니다. 스크립트가 그런 걸 대신 누르게 두지 않습니다
  • 공개 게시는 사람이 확인하고 누릅니다. 초안까지만 자동으로 올려두고, 발행 버튼은 직접 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렇게 만든 이미지에는 우하단에 서비스 워터마크가 붙습니다. 무료로 쓰는 대신 붙는 표식이고, 지우고 쓸 생각이면 애초에 다른 도구를 쓰는 게 맞습니다.

정리

제가 이 구조를 만들면서 얻은 건 이미지 몇 장이 아니었습니다.

"PC에서 안 되면 방법이 없다"는 전제가 틀렸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AI 기능이 앱으로 먼저 나오고 나중에도 API가 안 열리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손 놓고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게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준비물은 안 쓰는 폰 한 대, 충전기, 그리고 같은 와이파이입니다. 첫 연결까지 30분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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